암스테르담에 다녀왔다.
나만의 개인의 여행이겠지만, 그래서 특별히 공감대가 느껴지진 않겠지만 나는 이 개인의 경험과 체험, 기억의 기록이 어쩌면 이 글을 읽을 상대방에게 일말이나마 생각할 여유를 가지게 됨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유학을 와서 최고로 바쁜 나날들이라면 바로 현재라고 단언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일의 시간, 나는 낯선 곳에서 그렇게 매일을 낯설게, 일상의 틀을 벗어난 곳에서 거닐고 또 보고 느끼고 생각했다.
솔직히 너무나 바쁜 나날들이었기 때문에 여행에 대한 설렘은 전혀 없었고, 막상 여행할 날짜가 다가오자 괜히 간다 설친걸까 내심 후회도 했다. 그래도 어쩌랴, 나는 후회는 하기 싫은 인간이니까. 남미행 비행기 티켓도 지르듯 끊었고 생각이 바껴 환불을 요청했을 때 '취소는 할 수 있지만 환불은 안된다'는 답변에 '아 몰랑!' 그렇게 떠난 여행이었듯, 하고 있던 것을 지르듯 내려놓은 채 새벽 기차에 올라탔다.
북쪽으로- 북쪽으로-
브뤼셀, 로테르담을 거쳐 믿기진 않지만 3시간 후 내려 암스테르담에 발을 내딛었다.
내가 생각했던, 상상했던 곳이 전혀 아닌 풍경이 펼쳐졌다. 같은 유럽이라도 각 국가의 특색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유.럽. 이름을 가진다는 것, 지칭하는 것의 이름이 내포하는 무서운 힘이라는게 느껴졌다. 나는 엄청난 착각 중의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