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형부가 해주신 얘기가 생각이 난다. 주변에 어울리는 사람이 본인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하여. 예를 들어 내가 남자라치면, 이십대 초반 멋도 모르고 주변에 놈팽이(막말 이해바람)처럼 놀아도 내 주변이 다 놈팽이면 그게 본인에겐 정상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하나 둘(누군가 영향을 받았겠지) 해외 어학연수를 떠난다. 그러면 엇? 나도 가야하나.. 갑자기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애인이 없다가 주변에 하나 둘 씩 커플 사진이 올라오면.. 나도? 슬슬 관심이 생긴다. 실컷 놀다가 주변에서 하나 둘 취업을 하기 시작하면 나도 무언가를 해야되는데... 지인들이 또 결혼을 한다. 그러면 또 나는 여태 아무렇지 않았는데 금새 너무도 불안해지고 마는것이다. 이게 어쩌면 인간이 사회화를 거치는 과정을 쉽게 설명해주는 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왜 꺼내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민망하니까 사회화와 관련된 예전에 France2 채널에서 본 자폐증을 다룬 다큐 얘기도 추가한다.
자폐증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뇌의 뉴런이 일반인보다 너무도 많이 발달하여 한 곳에 집중 할 수가 없다는 사실. 예를 들면, 길을 걸어간다. 이 아이는 길거리의 간판 색깔 하나하나(왜 저 색깔이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걷는 방식(왜 저렇게 걷지?), 말하는 목소리(목소리는 왜저래?), 말하는 내용(이야기내용을 따라감), 머리 모양(와 신기하다), 옷(처음보는 색깔이다 ), 차 소리(어떻게 저런 소리가 나지?), 햇볕(저건 뭐길래 저렇게 밝은거야?), 바람이 몸에 닿는 촉각(느낌이 스믈스믈해...) 등등 자신에게 노출된 모든 환경에 동시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디에다 주의를 집중해야하는지 모르는 것이고 이는 불안으로 표출된다. 태어나면서 자폐증을 겪고 거의 호전된 한 청년의 인터뷰와 다큐가 설명하는 자폐증 아이를 대하는 방식은 이렇다. 사회화를 시키는 것이다. 가두려 하지말고 혼자 있게 하지말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고 많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되면 뉴런은 쓰이는 것과 쓰이지 않는 것이 구별이 되서 자연스럽게 많이 쓰이는 뉴런은 더 발달하고 많이 쓰이지 않는 뉴런은 자연스레 감소하거나 소멸한다고 한다. 일반 보통 사람들이 자라면서 겪는 과정처럼 말이다. 자폐증인 사람은 한가지에 꽂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사실은 천재들이 많이 탄생한다고 하는데에 일리가 있는 말이다. 예를 들어 피아니스트의 경우, 뉴런의 활동이 다른 사람들보다 매우 활발할 때부터 악보를 보고 익히고 멜로디를 외우고 따라하는데에 쓰이는 뉴런을 계속 발달시키면 자라면서도 이 뉴런이 죽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인 양의 뉴런을 가진 상태에서 처음 익히는 것보다 훨씬 능력이 앞선다.
...... 이렇게 쓰고 생각해보니까 요새 아침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를 매일 산책시키는 한 아주머니(부모로 추정)를 보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는걸 깨달았다. 예전같으면 단지 별 생각없이, 소리를 내내 지르는 아이를 향해 속으로 왜 저러는거지..라고 이해를 하지 못하며 지나쳤을수도 있겠지만 이 병이 어떤 병인지 알고 또 일반 사람들과 같이 사회화를 통해서, 단지 뉴런이 많아 그 과정이 느린것 뿐이니까.. 라는 생각에 지나칠때마다 소심해서 혼자 생각했던, 아주머니에게 화이팅을 외치고 싶어서였나... (-_-)a 나름의 결론은, 사회화를 겪는 과정은 인간에게 아주 중요하다. 그럼 난.. 얼만큼의 사회화 지수를 지니고 있을지? — 나는 큐리어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