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CCAS (Centre Communal d'Action Sociale- 시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관) 에서의 공식적인 마지막 실습날이었다. 총 6주간 실습이었는데 프랑스 5월은 카톨릭 공휴일이 많이 끼어있는 바람에 횟수로 따지면 6주 넘게 실습을 했다. 이번주 금요일에 봄 맞이 어르신 식사의 좀 큰 행사가 있어서 하루종일 도와주러 가면 그로써 나의 석사과정 프랑스에서의 처음 행하는 실습이 모조리 끝나는 것이다. 아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 시작하기 전만 해도 잘 못하면 어쩌지 노심초사했었는데 다행히도 정말 좋은 상사님을 만나서 예상하지 못했던 너무 많은 걸 배웠고 또 얻어간다.
오늘은 실습이 끝나고 Monica 생일 축하 메시지 녹화 약속이 있어서 녹화 담당하는 Sasha를 바로 만났다. 참고로 둘은 연인사이이며 Monica가 얼마 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갔고 4일 후에 Sacha도 미국으로 돌아간다. 떠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남겨진 사람의 그 허전한 마음을 말이다. 어쨌거나 다행히 NG 한 번만에 무사히 자연스러운(?) 생일 축하 메세지를 남겼다. 내가 Monica라면 엄청 감동먹을만큼의 멘트를 남기며... 편지나 메세지의 참 좋은 점은 상대방이 눈 앞에 없을 때 오글오글한 표현을 마음껏 분출(?)해 낼 수 있으며 그걸 받는 사람 또한 그러한 메세지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크나큰 감동을 받게 되며 그 이후로 상대방을 더 각별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매개체라고 나만의 정의를 내릴 수 있겠다. 둘은 연인이 된지 얼마 안되었는데 Sacha는 나에게 "La vie est belle(인생은 아름답다)"라고 말하더라. 마침 햇볕이 없던 바람불고 약간 으슬으슬한 흐린 날이었다. 사랑은 모든걸 예쁘게 보이게 한다고 웃으며 말했더니 이 아이는 거부를 하며 (쑥쓰러웠겠지!!!) 삶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이라며 그 말을 계속 반복했다. 어느 순간 구름 사이로 햇볕이 쏟아졌다. 내가 덧붙였다. "La vie est belle avec le soleil(삶은 해가 있을 때 아름답지.) 그러자 그가 응답했다.
"Le soleil est toujours là(해는 항상 거기 있어)." 난 아차 싶었다. 내가 말했다. "Oui, t'as raison. Des nuages le cachent et tout. Je vais predre la note dans mon journal. (응 네 말이 맞아. 단지 구름이 해를 가릴 뿐이지! 오늘 일기장에 적겠어.)"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오는 길, 내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하여 나를 채찍하는 대신에 나는 그걸 말해주는 친구가 있다고 이제 그 생각은 나의 것이라고, 이 생각을 또 나의 친구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장미덩쿨을 걸어 지나치다가 다시 돌아와서 그 예쁜 꽃의 사진을 담았다. 사진을 찍느라 자리에 머무는 동안, 난 평소 지나치면서 충분히 맡을 수 있었을 아주 향기로운 장미향을 올해 처음으로 맡았고 그 향기로운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걸어왔다.
그래, 모든건 감사한 일 투성이야. 내가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있든 없든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선 가장 먼저 감사한거고 내가 현재 프랑스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거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만들어준 나의 부모님께 감사한거고, 날 여태 잘 지탱해준 나에게도 감사한거야. 날 아는 사람들에게 감사한거고 내 기억을 메울 수 있게 만들어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거지.
그러고는 나는 소리쳤다.
"La vie est belle ! (인생은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