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20. 9. 13. 05:43

블로그에 글을 안 쓴지 5년이 지났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가고 있다.

 

현재 SNS도 본의 아니게 안하게 된지도 어언 2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잘 지내고 있으리라.

 

나도 다행히 잘 지내고 있다.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서 여행을 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얼마 전 노트북을 바꿨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랩탑3이라고 아실려나. 

적응 중인데 나름 괜찮다. 화면도 큰 걸로 사니 시원시원해서 좋다.

바꾸기 전에는 버퍼링이 너무 심해서 유튜브를 볼 엄두를 못 냈었는데,

역시 안락한 환경에서는 안락함을 계속 찾게 되는구나 생각이 든다. 

집에 티비도 없으니 뭔가 신세계를 맛보는 기분. 

한국 예능이 참 재밌다는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노트북을 바꾸고 Zoom을 사용할 일이 늘어나더라. 

바꾸길 잘했다.

 

핸드폰은 올해로 9년째 아이폰 4S를 쓰고 있는데 업데이트가 이제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주요 어플의 업데이트가 불가능하여... 본의 아니게 인스타그램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있다.

카톡은 PC가 되어서 천만 다행이다.

당분간은 전화, 문자, 알람, 사전만 필요하니 새 핸드폰은 급하지 않다.

아마 예상컨대 올해 말 정도에 새로 장만하지 않을까.

 

그동안 성격이 변한 것 같다. 아니 변했다. 

예전엔 소심했다면 뭔가 쿨해진 느낌. 

예전엔 내가 못한 것에 대하여 자책을 많이 했는데 이젠 그렇구나 넘겨버리고 내가 잘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뭐랄까.

내가 누구인지 하나씩 깨닫게 되면서 나의 한계적 한계와 발전가능한 한계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아직도 의문이 드는 점들이 많지만, 그 또한 서서히 알게 되겠지. 

그래서 조급함이 많이 사라졌다. 

변한 내가 마음에 든다. 

 

한국을 안(못) 간지 어언 3년이 넘었다.

2017년 여름이 마지막이었으니.

 

오늘은 프랑스의 코로나 하루 확진자 수가 만명을 넘었다. 

굉장히 암울하다. 

천명대, 2천명대...... 이어져서 8천, 9천명이더니 기어코 만명을 넘겨버렸다. 

대단하다 프랑스. 

어제는 총리의 짤막한 대국민 연설이 있었는데, 

이번엔 경고를 하는 것이고, 

왠지 빠른 시일 안에 마크롱이 직접 하지 않을까. 

재봉쇄 한다고.

 

아.......

 

오늘은 마음이 그냥 그렇다. 

말 할 사람도, 있다고 해도 굳이 이런 이야기는 재미없으니 하기가 뭣하다.

그래서 블로그가 있나보다.

좋군.

 

 

 

 

Posted by Florenceciel
여행2015. 10. 10. 17:33

암스테르담에 다녀왔다.

나만의 개인의 여행이겠지만, 그래서 특별히 공감대가 느껴지진 않겠지만 나는 이 개인의 경험과 체험, 기억의 기록이 어쩌면 이 글을 읽을 상대방에게 일말이나마 생각할 여유를 가지게 됨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유학을 와서 최고로 바쁜 나날들이라면 바로 현재라고 단언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일의 시간, 나는 낯선 곳에서 그렇게 매일을 낯설게, 일상의 틀을 벗어난 곳에서 거닐고 또 보고 느끼고 생각했다.


그르노블에서 파리로 온지 1년이 지났고, 2013년 무모하게 떠났었던 남미여행을 한지 2년 째, 남미라는 비현실적인 것 같은 곳에서의 한 달이 나에게 마치 세상을 다 본 것 같은 충분한 여행이었다는 착각에서였던건지, 아니면 한국에 비해서 이 곳의 여유를 감탄하면서도 박힌 시간들을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고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행동을 하는 일상이라는 보이지 않는 굴레에 스스로 틀어박혀 익숙해져 있었던건지 전혀 어딜 한 번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동안 하지 않았었다. 한 번 크게 움직일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스친 계기는 잘 생각이 나질 않는데, 그게 아마 뉴욕이었을거다. 뉴욕의 가을을 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내 암스테르담으로 대체시켜 8월, 그렇게 난 10월 초 떠나는 암스테르담행 열차 티켓을 발권했다.


솔직히 너무나 바쁜 나날들이었기 때문에 여행에 대한 설렘은 전혀 없었고, 막상 여행할 날짜가 다가오자 괜히 간다 설친걸까 내심 후회도 했다. 그래도 어쩌랴, 나는 후회는 하기 싫은 인간이니까. 남미행 비행기 티켓도 지르듯 끊었고 생각이 바껴 환불을 요청했을 때 '취소는 할 수 있지만 환불은 안된다'는 답변에 '아 몰랑!' 그렇게 떠난 여행이었듯, 하고 있던 것을 지르듯 내려놓은 채 새벽 기차에 올라탔다.




북쪽으로- 북쪽으로-

브뤼셀, 로테르담을 거쳐 믿기진 않지만 3시간 후 내려 암스테르담에 발을 내딛었다.

내가 생각했던, 상상했던 곳이 전혀 아닌 풍경이 펼쳐졌다. 같은 유럽이라도 각 국가의 특색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유.럽. 이름을 가진다는 것, 지칭하는 것의 이름이 내포하는 무서운 힘이라는게 느껴졌다. 나는 엄청난 착각 중의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Posted by Florenceciel
일기2015. 9. 16. 18:58

모든게 절망이라고 느껴지는 상황에서의 할 수 있는 일.

커피를 마시며 내 자신을 위한 여유를 주는 일.

비가 세차게 쏟아지고 옷이 흠뻑 젖어 게다가 우산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을 정도의 바람이 불 때, 화가 내 몸을 덮어버리고 나는 어디로, 내가 가고자한 그 곳으로 가도 될까 망설인다.

별 것 아닌데.

한숨을 들이쉬고 또 애써 웃어는 본다. 커피를 건네주는 상대방에 대한 친절한 인사.


생각이 몰려온다.

하지만 그건 나의 것이 아닌 것 같단 불안감이 느껴진다. 나는 혹시 이 비와 함께 내려진게 아닐까.

또 다시 말라버리면 어떡하지.

생각하는게 버겁다.

보이지 않는 것에도 무게를 잴 수 있다면,

겁이 날 것 같다.


최선을 다 하는 삶.

내가 말라버릴 때까지 달려서 그 곳에 다다르면 나는 그 땐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강할 필요가 있을까.

언제쯤이면 원하는 것들을 알 수 있는 날이 올까.

아무도. 아무것도.


생각은 어디에서 내려질까.

나는 왜 그런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일까. 생각에도 차별이 있는가?

생각은 문자로 적혀질 수 있는 거라면 생각에 대한 답은 이미 적혀진 것일까.

변하지 않는 것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의 힘일까.

힘이란건 어떻게 정의 내려질 수 있을까.


내리는 비와 내려진 커피는 강하다.

쓸데없는 이런 생각마저 생각이라 정의내릴 수 있는 거라면 세상은 아직 살만한 것일테다.

Posted by Florenceci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