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015. 2. 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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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채 마르지 못한 
빛의 밤과 나란히나란히 
더이상은
서로가 서롤 바라보지 못할
서둘러 사라져가는 찰나 속으로
그대로 그곳에
그대여 저곳에


Posted by Florenceciel
일상2014. 1. 18. 19:38

뉴욕 한인타운 맥도날드에서 노인들을 쫓아내고 있다는 기사를 하루이틀 전부터 접해보셨을 것이다. 본인도 한글판 기사부터 접해서 읽어보았는데 내용을 전달하는 기자들의 시선이 독자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하여 프랑스어로 적힌 기사를 읽다가 링크를 통해 현지 원문기사를 접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한 기사를 접하고 그 내용을 바라보고 다시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은 참으로 중요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다양한 시선을 담은 이 원본기사와는 다르게 그걸 소개하는 기사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만을 가지고서 독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몰고가는 분위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값싼 종류의 음식을 시켜 하루종일 자리를 차지하는건 세대를 막론하고(아직까지 젊은 세대에서 더 많이) 커피숍이나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 관리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단지 그 "정도"를 넘어서 이번엔 노인들이 "떼거지"로 하루종일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맥도날드 측에서 크게 대응을 하게 되자 그것이 기사화까지 된 것 같다. 이 관련기사들을 쓴 기자들은 이 한국 노인들은 왜 굳이 다른 곳을 가지 않고 이 맥도날드를 이용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며 의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이 노인들 또한 그 질문에 답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보았을 땐 이 분들은 "그냥..." 이라고 답했을 것 같다. 모든 노년층이 다 그렇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노년층들의 특징이, 본인들이 해온 방식들이 있기 때문에 한번 꽂히거나 뭔가에 익숙해지면 그것을 다르게 바꿔보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고 고집이 세고 변화를 거부하며 습관을 바꾸기가 대게 힘들다. 엄밀히 말하면 이러한 점들은 모든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새해다짐이 왜 성공적으로 지키기가 어려운지를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이실걸....?

그렇다고해서 맥도날드처럼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들에게 노인들이 이러이러한 특성이 있으니 아량으로 봐달라라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내가 맥도날드 관리자라고 해도 어림없는 일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사건 후에 내린 처사, 20분만에 먹고 나가라는 패스트푸드점이라는 명분하에 극단적인 원칙을 제시한건 솔직히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다. 관계자들이 나름 고심을 해서 그렇게 하기로 정했겠지만 이러한 처사는 다른 손님들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이게 다 한국 노인들 때문이야'라는 인식을 안겨주기 쉽다. 우리에겐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거대 체인점들은 일반적으로 상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쉽게 접근가능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조치는 오히려 고객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어서 맥도날드에게도 마이너스적인 면이 없진 않을거란 생각이 있다. 좀 더 유적인 방편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텐데, 가령 바쁜 식사시간에 한해 시간제한 원칙을 정한다던가, 음료나 디저트만 구입하면 한 두시간 정도 시간 제한을 둔다던가하는 일단 여지를 남겨둔다는 뜻으로 말이다.

노인들은 예전과는 다르게도 "다르게", "다양하게" 늙고있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바로 이 점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이들도 사회가 예전같지 않다라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고 그것을 궁금해하고 동참해보고 싶어하는 마음도 들 것이다. 70대임에도 본인이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을수도 있고 그렇게 바라보는 시선들에 거부감이 들수도 있다. 기사들의 기자들처럼 나도 한번 물어보고싶다. 왜 이 노인들은 다른 식당(혹은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놔두고 굳이 이 맥도날드로 가는 것일까? 왜 굳이 근처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경로당을 놔두고 커피나 감자튀김 값(기사들에 따르면 "꼴랑" 이라는 뜻으로 썼다)을 지불하면서까지, 경찰관에게 쫓겨나면서까지 맥도날드로 가는 것일까. 원문기사에도 나오지만 일단 그들은 소속된 곳이 없다. 기사에 등장하는 나이대가 대부분 70대부터 시작이던데 그 곳, 그것도 공원이 아닌 젊은 사람들, 바쁜 직장인들이 드나드는 정신사나운 그런 장소인 맥도날드에 나온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비록 퇴직은 했지만 바쁜 세대들 속에 속하고 싶은 바람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젠 그 나이가 되어도 집에서만, 혹은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노인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음을 강조하고싶다. 이 말은 예전에는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회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뜻이고 어쩌면 이러한 일들이 갈등의 모양을 하고서 표면적으로 서서히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는 더욱 더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사회는 서서히 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노인들이 퇴직 후에 지낼 공간을 또 따로 마련해 주어야한다는 뜻일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맥도날드보다 저렴하게 커피를 판매하는 경로당을 떠나 다양한 사람들 속에 "억지로라도" 끼어들고 싶어하는 그러한 양상들을 보면 경로당이라는, 단지 노인들만 있는 그러한 세상에 있기 싫다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런 것을 고려하여 프랑스에서는 은퇴자의 집(maison de retraite)의 식당에 초등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러 오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노년세대와 어린세대들이 어우러져 세대간에 친숙한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노력을 하게 된 데에는 어쩌면 우리 사회가 여전히 에이지즘으로 젊음을 예찬하고 늙음을 거부하거나 차단,격리시키는 부정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미디어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내가 노년학을 공부하기 때문에 노인들을 옹호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 노년층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젊은 세대들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고 젊은층의 특성이 노년세대에선 이해하기 힘들고 부딪히는 부분이 많은건 사실이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주장하기만 하면 사태는 악화된다.

가파르게 (요새들어 심각하게)대두되고 있는 고령사회라는 환경은 이런 종류의 갈등을 점점 더 빈번히 발생시키고 먼저 접하게 되는 곳에선 해결책을 모색하고 제시하게 됨으로써 갈등을 조율해 나갈 것이다. 멀리서 이러한 것을 바라만 보고있는 곳에서 또한 발생, 나아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갈등을 접하게 되지 않으리란 법은 전혀 없다. 아직 미국이라는, 해외에 머무는 한인동포들의 집단적인 행동들에 불과할거란 의견이나 노인들이 다 그렇지라는 단면적인 견해만을 얘기한다면 시대를 잘못 바라보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우리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건, 모든 사람은 "늙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늙는다는건 무엇일까, 어떻게 늙어야할까?
언제부터 늙는다고 할 수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늙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할 과제이다.

Posted by Florenceciel
여행2013. 9. 20. 07:04

2010년, 내가 뚜르에 살았을 때, 알프스에 너무나 가고 싶었다. 여행을 하는 셈 치고 Woofing 이라고 농장이나 밭에서 하루 4시간씩 일을 하고 나머지는 자유시간, 보수가 없는 대신에 숙식 제공을 해주는? 일종의 봉사활동인 이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가입을 하니 농장주 연락처 리스트를 열람 할 수 있어서 바로 알프스 지역의 한 농장에 컨택했다. 내가 알프스에 뭔가 기가막힌 환상이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도 좋았지만.ㅋㅋ 여하튼, 그래서 제네바 근처에 Annemasse라는 도시 근교의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는 집에 약 2주일 머무르면서 사과도 따고 밭도 일구고 시장에서 과일과 야채들을 팔기도 해보고 정말 좋은 경험을 했었다. 그 곳에서 Salève라는 작은 산에 할머니와 차를 타고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목을 축이기 위해서 들린 휴게소에서 우연히 여러 엽서들을 보게 되었고 몽블랑이 있던 사진의 엽서를 할머니께서 한 장 선물로 사 주셨더랬다. 이 때 당시만 하더라도 난 몽블랑에 올라가볼 수나 있을까, 그저 실제로 멀리서라도 보기만 했으면 참 좋겠다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때 그 산에서 멀리서나마 보였던 몽블랑을 바라보며 한없이 사진만 한없이 찍었던 기억이 난다. 

그로부터 3년 후, 나는 멀리서만 바라보았었던 바로 그 알프스의 지붕 몽블랑에 드디어 가게 되었다.  


그르노블에서 샤모니까지 가는데는 같은 알프스 동네라도 일반 기차로 4시간이 넘게 걸린다.. 환승도 Annecy에서 한 번, St.Gervais 에서 또 한 번. 샤모니 전용열차 내부 모습. 빨간색. 참 예쁘다. 날씨도 캬.


기차타고 점점 오르는 중 몽블랑처럼 보이는 설산이 나타났음 ㅠㅠ 


내려서 숙소 찾아가는 길.


여기가 숙소! 가 아니고 무슨 팬션같아 보였다. 여기 주인은 좋겠다...


숙소에 짐을 풀고 본격 동네 탐방. 아침 일찍 기차를 탔음에도 도착시간은 오후 1시 반. 그리하여 몽블랑은 내일 오르고 오늘은 길 파악하기.


여기가 몽블랑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 스테이션.


샤모니 시내.


어느 왠만한 도시에 다 있는 미니기차


이거 타도 괜찮을듯. 그러나 튼튼한 다리가 있기에 해가 질 때 까지 걷.는.다.


다른 도시와 사뭇 다른 분위기. 역시 산지방이라 건물 양식이 알피니스트풍.


햇볕이 너무 강해서 벽화가 진하게 안 찍힌게 좀 아쉽다. 고성 같은곳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일명 Trompe-l'oeil(실물로 착각할만큼) "사실적인 그림"



가히 환상적이었다. 날씨가 받쳐줘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여긴 빙하를 볼 수 있는 산악열차 타는 곳.


샤모니 역.



알프스 지방 특산품들


장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숙소 바깥 테이블에 앉아서 저녁을 해 먹었다. 원래 레스토랑에 가려고 했지만 숙소에서 취사가 되기도 하고 와인을 좋은 걸 사서 마시는 쪽으로 정함. 그리하여 메뉴는 부대찌개(...) 그리고 화이트 와인.

아참, 숙소는 알펜로즈라는 한국인 아저씨와 일본인 아주머니인 부부가 운영하는 곳. 편하고 시설도 되게 깨끗했다. 


와인을 잘 아는 아이들이 골라서 그런가, 내 입맛에 괜찮았다. 근데 모자랐음.....


밤에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느라 목이 .... 그리워 별들. 

옆 테이블엔 한없이 산 위를 계속 올려다보며 맥주를 마시던 한국인 남성 한 분이 계셨는데 계속 침묵을 지키고 계시길래 말을 붙여보니 에티오피아에서 구호활동일을 하고 계시단다. 한국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선진국을 한번 여행해보고 싶으셨다고. 하지만 자신이 있던 나라나 개발 도상국들에서 보았던 풍경들에 비하면 그렇게 많은 감동이 오지 않는것 같다라고 하시더라. 난 아직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 선진국이 아닌 나라에 한 번도 가보질 않았지만 티비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될 때마다 내 가슴을 단번에 사로잡았던 풍경들을 많이 접해보았기 때문에 실제로 본다면 어마어마할 정도일 거라는 것. 어느정도 알 것 같았다. 그러한 감정, 인상...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 분의 인생관이었다. 물론 선진국이 아닌 국가에 살면 치안이 좋지가 않으므로 여러가지 산전수전을 겪을 것이다. "전기도 산 지방인데 다 들어오고.. 앞에만 나가면 슈퍼가 있고... 얼마나 좋아요. 깜짝 놀랐어요. 파리에 있다보니까 도시가 참 살기 좋더라구요. 예쁘고.. " 그런데 계속 얘기를 나눠보니까 파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한다. 나같으면 그런 기억 때문에 그 도시마저 좋지않은 인상으로 남길 것 같은데 이 분은 파리가 오히려 너무 좋았다고 말하신다. 


"그냥 놓고 살면 편해요."  


다음에 에티오피아에 놀러오라며 연락하면 정보들을 알려주겠다고 하셔서 낼름 연락처를 받긴 했는데 가까운 미래엔 갈 계획이 없으니 안부인사라도 여쭈어야겠다. 비록 짧은 시간동안 나눈 대화였지만 그 분의 삶에서 숱하게 많은 경험을 하고 깨달았던 것을 마치 자신의 말 속에 섞어 전달해준 것 처럼 느껴져서 이 첫 째날 밤을 생각하면 흐뭇하다 아직도.. 

우리에게 쥐포까지 한아름 주시고는 주무시러 가셨다. 그 다음 날 아침에 부스스한 모습을 목격하고 인사를 건네었는데 쑥쓰러우셨던가 웃기만 하시더라. 

Posted by Florenceci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