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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1.07.06 안절부절 1
  5. 2011.07.05 Château du Rivau
  6. 2011.07.03 Fête des livres 2011
  7. 2011.07.03 Susanne 할머니의 생신과 전시회
  8. 2011.06.04 벌써 일년, 그리고 다시 시작
  9. 2011.01.03 Le Cimetière du Père-Lachaise
  10. 2011.01.03 Aux Jeunes 젊은이들에게
일기2011. 9. 18. 08:29
  학교 입학 등록이 금요일에 있었다. 
 하지만 난 그곳에서 다시 입학등록을 위한 새로운 약속날짜가 잡혔다. 원인은 내 서류들이 프랑스 공식 번역가가 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공증만 받은것이기 때문이란다. 이 몇몇 서류들은 한국 번역업체에서 담당한것, 내가 프랑스친구한테 도움받은 것들이 섞여 있었고, 그 모든 절차가 끝난 후엔 파리에 있는 주불대한민국대사관에서 공증을 받은 나름 합법적인 서류임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왜?  왜 굳이 프랑스에서 지정한 번역가들에 의해서 서류가 처리되어야하는건지 나는 이해가 할 수가 없었다. 
입학등록의 부푼 마음을 안고 금요일 아침 버스를 탔는데, 결국엔 복잡한 서류절차에 휘말리고 말았다.
이날 정오엔, 은행계좌가 Tours에서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인 Grenoble의 은행으로 잘 옮겨졌는지 확인을 위한 은행약속이 잡혀있어서 학교엘 갔다가 아직 시간이 남아 근처 맥도날드에 맥플러리를 시켜 Déjeunette Finlandaise라는 (일명 핀란드식 점심) 맛난 빵(그때는 맛있지도 않았다)과 같이 점심을 대체하면서 프랑스 지정 공식 번역가들의 목록을 찾아봤다. 

"여기를 클릭"    

찾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나는 그르노블에 살고 있으니 파리까지는 너무나 멀어(비록 우편으로 처리하긴 하지만) 가까운 리옹에 살고 있는 최지안 번역가님에게 컨택을 시도해본다. 
여러 전화번호가 있었지만 결국엔 핸드폰번호로 성공. 휴. 근데 서류 한 통당 30유로라니. 비싸도 너무 비싸다. 하지만 어쩌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모든것이 물거품이 되는데.

이사한지 이제 겨우 2주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나는 프린터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번역가님에게 보낼 몇몇 디플롬 인쇄를 해야할 일이 있어서 오늘 이 기회를 삼아 하나 장만해야지 하고 전자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버스를 타고 갔다. 그런데 거의 다다른 찰나, 학교안에 있는 복사실에서 인쇄했으면 금방 우편 부칠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 왜 그렇게 미련했을까.

그냥 이렇게 온거 프린터기 가격비교에 들어간다. 우선 Conforma, Fnac, Darty, Carrefour 이렇게 쭉 돌아봤지만 마음이 너무나 급해서 뭐가뭔지 머리에 들어올리가. 결국엔 집으로 가서 근처에 복사하는 곳이 있나 구글맵으로 찾아보았다. 버스를 또 타야했지만 근처 고등학교 안에 복사창구가 있는걸 확인하고는 다시 밖으로 나가 버스를 탔다. 고등학교를 지나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다행이었지. 프랑스고등학교는 외부인들이 출입금지라는걸 내가 또 깜박하고 있었다. 그걸 내리기전에 재빠르게 인지하고는 그냥 그 버스를 타고 끝까지 다시 학교로 갔다. (다행히 학교 방향 버스였다)

복사카드를 구입하여 인쇄를 하고, 그 옆에 있는 우체국에 가서 드디어 서류를 부쳤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약간 마음이 안정됨을 느낀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일이란 아주 희귀한 어떤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더라.
아까 저녁에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 삼성 리움 미술관을 건축한 Jean Nouvel과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그 또한 건축분야의 전문가 중에 전문가. 그가 말하는 방식과, 말하는 내용과, 말하는 눈빛. 무언가가 남달랐다. 지금 다시 인터뷰하고 있는 그의 얼굴을 떠올려보니 그것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그가 말 할때는 항상 얼굴에 생기가 돌며 자신의 신념을 아주 자연스럽게 얘기하는데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열정이었다. 그 열정에서 전문가가 탄생하는것이리라. 얼마전에 파리에서 길을 걸어가는 중에 우연히 그가 건축한 l'institut du Monde d'Arabe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었을때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그 감탄이란. 실로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두 번째로 나는 무용가 Anne Teresa de Keersmeaker를 보고는 한마디로 반해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갸날픈 몸으로 자신만이 표현 할 수 있는 언어로 몸짓을 하고 있었다. 

Anne Teresa De Keersmaeker en 2011 par Michiel Hendryckx.     
"그녀의 작품(클릭)"

그녀의 나이 이제 쉰을 넘었다. 춤을 추기 시작한지 40년이 넘은 지금 또한 그녀는 끊임없이 춤을 추고 또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다. 자신의 열정을 쉼없이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보고 있자니 나는 언제 저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춤 40년. 정말 존경스럽다.

전문가들은 항상 어디에서나 빛이 난다. 비록 얼굴이 못생기거나 옷을 잘 세련되게 입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남다른 포스는 어느 누구도 흉내낼 수가 없다. 나도 그런 전문가가 되고싶다는 열망이 생겨버렸다. 솔직히 얼마전까진 단순한 연구원이 되는것이 나의 목표라면 목표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무언가 확고한 나의 신념이 생긴 순간이었다. 가슴이 쉴 새 없이 뛰고 무언가 할 일들이 많아지는 기분에 마음이 급해졌다.

9월 중순부터 시작될 나의 (아직은 평범한) 석사시작은 이러한 목표를 향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나의 철없던 그 수많은 방황 끝에 나는 바로 프랑스에서 노인학을 선택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도 힘들었지만 앞으로는 훨씬 많이 힘들거라는 거 잘 알고 있다. 지금도 이런 서류 행정 일들로 스트레스가 여간 생겨나는게 아닌데 본격적으로 들어가면 얼마나 그것들이 내 머리 사방을 쑤시고 다닐지 가히 상상도 되지않는다.

어쨌든 이제 그 초석을 갈고 닦을 차례가 되었다.

Festina lente (급할수록 돌아가라)


Posted by Florenceciel
일기2011. 9. 17. 00:46
   날 충족시켜 줄 수 있는건 그 어디에도 없다.
 
 나의 또 다른 내가 힘들어함을 느낀다. '힘든게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라고 되뇌어보기도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난 거짓으로라도 더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착각한다.

 쉬운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오랜만에 보는 지인들에게 하는 첫 말은 "잘 지내?" 일텐데, 이 '잘 지낸다'라는건 아주 많은 조건을 요구한다. 
성한 이가 있고 최소한 먹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잘 먹을 수 있고, 최소한의 자기 실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잘 잘수도 있으며, 위생적인 화장실이 있어야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가 있겠다. 
'우선'(이 윗 단계 욕구들의 밑바탕이 되기에), 이 기본적인 욕구중에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는 불행하다고 느끼고 결국엔 정신이 건강해질 수가 없는, 즉 행복하지 않은 상태로 전락하게 된다. 
항상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혹자는 잘 지내는 과정에서 행복이 따라온다고 하지만 결과는 어쨌든 행복이다.) 

 가족의 품을 떠나 고향을 떠나, 조국을 떠나 산지 벌써 1년 반이 되어가는 이 즈음 이 쉽지 않은 세상에서 나는 당장이라도 버리고싶은 위기의 상황에 처한 중이다.
어떻게 보면 나의 기만에 따른 결과를 초래한 셈이라 그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항상 신중하자고 나 자신을 다그쳐보기도 하지만 이 어설픈 성격은 내 역마살과는 다르게 어디 가지도 않고 내 모든 몸뚱아리에 꼼짝않고 붙어있다. 이것에겐 좀 미안하지만(정이고 뭐고 없다) 어떻게 하면 이것을 떨쳐낼 수 있을까?

누가 나에게 어설프지 않을 수 있는 법을 알려줘요. 내가 충족 할 수 있도록.
Posted by Florenceciel
영화2011. 8. 14. 20:47


 

  최근에 본 영화들 중 가장 유쾌했던 작품.

 아무래도 프랑스 영화 대부분이 현실적인 주제를 잡기 때문에, 할리우드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해피엔딩과 내가 한동안 떨어져있었기 때문일까. 간만에 본 이 영화는 나에게 엄마미소를 안겨주었다.

 하나 프랑스다운 결말을 발견했다면, (스포 주의)

 "프랑스 사람들은 이혼을 자주해요. 그게 프랑스인이죠."
 유부남이었던 장 루이(파브리스 루치니)는 아들을 찾으러 떠난 마리아(나탈리아 베르베케)를 잊지못하고 아내인 수잔(상드린 키베를렌느)을 떠나 에스파냐로 향한다.

 한국영화같으면 그저 아름다운 불륜으로 끝났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이렇게 마음이 원하는 사랑을 따라 가는 프랑스 인들.

 오랜만에 몰리에르 (M. Jourdain)를 마지막으로 루치니의 모습만 기억하다 간만에 진지한 그의 모습을 보니 적응이 안되서 영화관안에서 내내 킥킥거렸다. 내가 잘못 들은게 아니라면 마리아가 처음 그와 인사를 나눌 때,
  "날 Monsieur Jourdain이라고 부르지마세요."

 라고 한걸봐서 프랑스 사람들도 그를 므슈 주르당으로 인식하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우리동네 시네마 스튜디오에서는 최근 영화가 주가 아닌 이미 지난 영화라도 호평이 자자했던 영화를 재상영하기도 하는데 그 기회를 통해 놓쳤던 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보고난 후 느낀건,
 

아! 열정적인 스페인으로 가고싶다!!!!!!!!!!!!!!!!!!!!!!!!!!!!!!!!

 
Posted by Florenceciel
일기2011. 7. 6. 23:24
요새는 너무도 긴장이 되어 도서관에 공부를 하러 갈 수가 없다. 
내가 기다리는 학교발표 우편물을 기다리느라 집중이 안되기 때문.
아 이번주에는 제발 나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Florenceciel
여행2011. 7. 5. 05:28

Chen이 학교에서 성을 무료로 방문할 좋은 기회가 있다며 나에게 넌지시 알려주어 참여할 수 있었던 Rivau 성 방문!
Chen과 Bi-bung을 점심으로 냠냠 먹고 기차역 앞에서 버스를 타 약 한시간만에 도착.


Chen. 전날 시험결과가 좋지않아 무척이나 마음고생했던. 조용히 자게 뒀다.


해바라기밭 ! 정말이지 해바라기는 해만 바라보며 사는것 같아.


라벤더처럼 생겼는데 라벤더는 아닌. 뭔가 우아한 식물.


작은 성. 잔다르크가 살았던 성.



파란 하늘. 여긴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성이라 아담하고 관광객도 그리 많지않다.


이곳은 예술작품 전시장소로 많이 활용된다고 했는데 이렇게 기발한 아이디어가 작품으로.





허어 저걸 어떻게 만들었을지.



깜찍한 난쟁이들.


여기저기서 김치.




버섯집 너무 귀여움. 슈퍼마리오 생각이.




저 미로 안에도 예술작품들이 있었다. 여긴 이상한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한 미로정원.


중간에 보이는 저것은 밀밭.


한없이 드넓은 밀밭.




여기야말로 잔다르크가 묵었던 방. 아 그림들하며. 마음이 쨘했어.



이렇게 오후나절동안 즐거운 나들이를 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장을 본 후, 집으로 고고씽.
Posted by Florenceciel
여행2011. 7. 3. 23:03

오늘은 벼룩시장이 아주 크게 열리는 날이자, 책 축제도 다른 블록에서 열리고 있다. 
작년이 생각이 난다. 이 맘때쯤 막 프랑스에 도착해서 동네탐사(?)겸 돌아다니던 중에 발견한 책 축제.
그때는 무지하게 신기해했던 무엇을 보아도 프랑스에 있는 것이라면 설레여했었지만, 고작 1년이 지난 지금의 마음은 그저 일상의 일이라고 호기심있게 사물을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 참으로 익숙해진다는것은 무서운 일이다.
타이완인 친구 Chen과 함꼐 벼룩시장에서 스팀다리미 2유로, 엽서 9장 1유로, 목걸이 50cent, 쥘베른 책 3권 4유로 등등 이것저것 사들고 다른 블록으로 넘어와 구경 시작. 일요일이라 한산하다. 게다가 이번해는 그렇게 많이 홍보가 없었는지, 아님 다른 한편에서 벼룩시장이 아주 크게 열리고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다.
 



Chen






저편에 열리고 있는 벼룩시장보다 좀 비싸게 팔고 있다.


작가들이 나란히 앉아있다. 작년엔 활기찼는데 올해는 날씨 영향이 큰가. 뭔가 침울해보인다.


내년의 Tours 책 축제는 못 오겠지만 내년엔 좀 더 활기찼으면 하는 바람.
아침부터 하도 돌아다녀서 마지막으로는 언덕만한 케밥을 맛나게 냠냠 먹었더랬다.  
Posted by Florenceciel
여행2011. 7. 3. 22:15


동네주민 Anny 할머니의 소개로 Nante에서 시험을 치룰때  Marie Thérèse할머니와 Jean 부부네 집에서 3일동안 머물렀었는데,
그때 Marie Thérèse의 언니분인 Susanne은 내가 머물고 있는 Tours에 거주하셔서 한달 뒤 본인 전시회와 생일기념파티에 나를 초대해준다고 하셨었다. 그리고 그 한달후가 되었던 어제, 나는 다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은 다시 본다는 일 하나만으로 설레고 기쁘기 마련이다.
 

 

Nantes에서의 만남을 뒤로 한달만에 재회한 Marie Thérèse와 Jean.


철학자 같은 Jean


신여성이신 Marie Thérèse. Nantes에서 3일동안 참 잘해주셨던. 아 좋으신 분.


오자마자 딸기생크림케잌을 주셨는데 너무도 배가 고파 낼름. 프랑스와서 그렇게 맛난 케잌은 처음 먹어보았다.


중간에 계신 Susanne. 오늘의 주인공.


Anny할머니. 이 분 덕택에 좋은 분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항상 감사해하고 있다.


흐흐 Tourangelle Susanne 할머니. 칭칭!


너무나 다정해보이는 모녀. 아 나도 엄마 보고싶다.


프랑스 가게안 어느 탁자건, 와인과 와인잔은 일상.


Marie Thérèse가 들고 있는 식물 (Anthuarium) 내가 Susanne을 위해 사들고 온것. 아 나도 키우고 싶었음.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헤어지면서 치이즈 ㅡ


한국에는 볼 수 없는 신기한 디자인의 담배곽.


여긴 꽃다발을 너무 예쁘게 만든다.



패셔니스트 Anny할머니. ^^


오늘 Anny할머니 친구분인 Paris 사시는 Anna할머니도 알게 되었고, Marie Thérèse 둘째따님에게서부터 학교진로에 대한 상담도 잘 들었다. 
Tours를 떠나기 전 Susanne할머니한테 적어도 한번은 방문해야겠다는 다짐.
 
 
Posted by Florenceciel
일상2011. 6. 4. 06:47
2010년 6월 3일 저녁 5시 30분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 도착.

비행기바퀴가 활주로에 닿는 그 순간의 기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이 순간이 오기까지 얼마나 가슴앓이와 몸앓이를 했는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Tours로 오는 TGV 안에서 만난 Laurent 아저씨는 오늘이 1년째라는걸 아실까. 

큰 꿈을 안고 이곳으로 왔다. 
한국에서는 내가 프랑스로 가기만 하면 뭐든지 될것 같았다. 보들레르가 그랬지. "Il me semble que je serais toujours bien là où je ne suis pas." (여기가 아닌 곳에서는 항상 잘 지낼 수 있을것 같다.)
사람의 삶이란건 여기나 저기나 다 똑같은 사람의 삶이라는 것. 일년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느낀 것 하나. 한번은 예전에 내가 한국의 지방여행을 하는중 아빠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아빠는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거기라고 특별한것 있나. 사람 사는게 다 그게 그거지." 
그때 당시에 아빠가 하신 말씀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었다. "에이, 그래도 환경이 다른데 어떻게 다 똑같아요."
어른 말씀 틀린것 하나 없다.

1년동안 나는 얻은 것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프랑스어 좀 늘었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좀 넓어졌고, 또 여유를 배웠다.
 
1년동안 나는 잃은 것이 있을까 또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리말 문법을 약간 까먹었고 한글 활자를 많이 접하지 않아 감성을 많이 까먹었고, 또 친구들 얼굴을 많이 까먹었다.

무엇이 옳은 것이고, 무엇이 그른 것일까.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 되겠다. 이롭고 부족한건 더 취해야 할 것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해로운건 돌아보지 않고 버릴 수 있는 그런 자세를 취해야 하겠다.
내가 감사해야할 사람들, 그 감사를 표현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하겠다. 

지난 새벽, 나는 창 틈 사이로 들어온 검은나비를 보았다. 나의 1주년을 축하하러 들어온 것만 같았다. 아침에 조용히 창문을 열어주었다. 고맙다 나비야. 

오늘아침엔 길거리 중고책판매상들에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네집쪽으로'와 '스완의 사랑'을 4유로 구입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Posted by Florenceciel
사진2011. 1. 3. 07:14


가 파리에 처음 간 날.
무조건, 무조건 이 곳에 오고 싶었다. 
그리고, 파리의 진정한 가을을 보고 느끼고 싶었다.

La station de Père-Lachaise



입구에서 걸어 올라가는 길.



사방이 무덤이다. 그런데 전혀 무섭지 않은, 웅장하고 기념비적인 그러한 무덤



Chopin 의 무덤.

내가 애당초 찾기를 계획했던 거장들의 무덤 중 첫번 째.


마르셀 프루스트.


내가 홍차의 즐거움을 느낀 것도 다 그의 덕택이다. 
내가 여기에 당도할 때쯤, 어떤 이쁘장한 소녀들이 모여있었기에 발견가능.
그들이 아니었다면 무심코 지나쳐버렸을 것이다.
(여기에 와보면, 왜 그런지 당연히 고개를 끄덕일 것이예요) 

프루스트와 함께 컷 하는 순간,
하늘에서 시원한 가을비가 쏟아졌다. 
우산이 없었던 관계로 나는 무례하게도 어느 분의 무덤에서 비를 피했다.
그리고 음악을 들었다.역시나 무례하게도.

꽤나 오랫동안 비가 쏟아졌다. 
혼자서 멍하니 있다 이내 파리의 가을을 느끼고야 말았다.
이게 바로 내가 찾던 거였어.
상상이나 되는가, 
어느 흐린 가을날, 혼자 프랑스 파리 어느 무덤가를 거닐고 있다 소나기를 맞아 이름모를 무덤으로 비를 피한다. 
이름모를 그를 위해 잠시 추모하며, 낙엽과 비가 함께 어울려 떨어지는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타닥타닥 빗소리를 듣는다. 
이것이 나에게 첫 파리의 울긋불긋한 가을이었다.

더이상 이곳에 지체하고 있을 수가 없어 비가 내림에도 그냥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에 찾고자 했던 오스카와일드는 다음으로 기약하기로 하고서,


나는 아마도 뒷문으로 입장했는가 보다. 어찌되었든 나는 시간을 되찾은 셈인가.



내가 여기로 오게 만든 모든것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아마도 콩고드로 이동했던것 같다.



Posted by Florenceciel

D
ans notre société moderne, 
nous avons tendance à nous désintéresser de ce que j'appelle les qualités humaines naturelles ;
bonté, compassion, esprit d'entente, capacité de pardonner.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자연적인 인간의 자질이라 부르는 것 즉, 호의, 연민, 화합 그리고 너그러움에 무관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Dans l'enfance, on se lie facilement.
On rit une fois ensemble et on est aussitôt amis.
On ne se demande pas quel est le métier ou la race de l'autre.
L'important, c'est qu'il soit un être humain comme nous.

어린시절에는, 우리는 아주 쉽게 서로 친분을 맺습니다.
우리는 함께이기만 한다면 웃고, 이내 곧 친구가 되며 상대방의 직업이나, 인종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A mesure qu'on grandit, on attache de moins en moins d'importance à l'affection, à l'amitié, ou à l'entraide, 
on a oublie le plus important et on met l'accent sur le plus dérisoire.

우리가 커감에 따라 우리는 애정, 우정 그리고 상부상조에 점점 애착을 덜 갖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가장 중요한것을 잊어버리고, 가장 하찮은 것에 매달립니다. 

C'est pourquoi je demande à ceux qui arrivent à l'âge de quinze ou seize ans de ne pas laisser disparaître la fraîcheur de leur esprit d'enfant,
mais de toujours lui conserver une grande place.

그래서 저는 15-16세가 되는 젊은이들에게 동심의 순수하고 풋풋함이 사라지게 내버려두지 않고, 항상 커다란 공간을 유지하도록 당부하는 바입니다.  

Réfléchissez souvent à ce qui caractérise intérieurement un être humain 
et profitez-en pour acquérir une confiance inébranlable dans votre propre nature, pour trouver l'assurance à l'intérieur de vous.

인간을 내면적으로 특징짓는 것에 자주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각자의 본질에서 확고한 믿음을, 그리고 당신의 내면에서 확신을 찾아보세요.

Lorsque je vois un enfant, la première chose que je pense, du fond du coeur,
c'est qu'il est mon propre enfant ou un ami de longue date dont je dois prendre soin avec amour.

제가 아이를 볼 때 마음속 깊이 드는 첫번째 생각은
사랑으로 내 아이들과, 오랜 친구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C'est dans l'enfance que sont posées les fondations de la vie (les qualités humaines fondalentales).

삶의 기초(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자질)가 세워지는 때는 바로, 어린 시절입니다. 
Sa sainteté le Dalaï-Lama  

 
Posted by Florenceciel